
며칠 전 모 일간지에서 국민 암 예방수칙 10가지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이에 따르면 그 첫 번째가 ‘금연과 담배 연기 피하기’였고, 두 번째가 ‘적정 체중유지’, 일곱 번째가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 하기’, 여덟 번째가 ‘작업장 환경 개선’이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암 발생에 미치는 요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암 발생에 미치는 요인 중 ‘흡연’과 ‘지방질 과다섭취 등 음식습관’이 각 30%를 차지,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05년 대한비만학회는 ‘한국인의 비만특성에 관한 조사’를 시행한 결과를 발표하며, 흡연은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복부비만을 악화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도 공동 연구를 통해 흡연의 간암 사망 기여 위험도가 25.1%, 알콜의 간암 사망 기여 위험도가 4.6%에 이른다는 결과를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위에서 열거한 이들 연구 결과나 발표 등에서 공통으로 지적하고 있는 사항은 한 가지다. 바로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매체나 보건교육 등을 통해 담배연기에 4,000여종 독성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중에는 니코틴, 타르 등 1,220여 종의 암 유발물질(43종 규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세포의 성장을 저해해 노화를 촉진시키고, 망막을 자극하여 시력의 저하를 가져오는 등 흡연이 불러오는 폐해도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처럼 수많은 국내외 연구자들에 의한 흡연의 유해성과 위험성에 대한 지속적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금연을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위에서 언급했듯 흡연이 각종 폐해를 불러온다는 것은 물론 암과 뇌심혈관질환 등의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이런 심각한 행동의 부재는 일반 사업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일부 기업에서는 흡연 장소를 휴게실이 아닌 공장 정문 밖으로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물론 이는 흡연을 줄이려는 조치다. 하지만 이런 방안에도 불구하고 흡연률은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필자는 이 시점에서 그간의 금연 방책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간의 대책들은 그저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데 지나지 않은 단순한 방식에 많이 편향돼 있었다.
이제는 이런 방법들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을 인지하고,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법적인 제재와 뒷받침은 물론이거니와 공영방송 등을 통한 홍보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아울러 기업체와 공공보건기관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직접 흡연에 대한 위해성과 금연 필요성도 적극 강조해나가야 한다. 특히 이 경우 흡연과 연계되는 직무스트레스, 과음, 과식, 운동부족, 식생활 습관 등에 대한 방안도 함께 마련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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