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 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과장
봄은 변덕이 심한 계절이다. 만개한 꽃을 맞이하려 들면 꽃샘추위가 찾아와서 다시 겨울을 느끼게 하고, 화창한 날씨에 외출이라도 하려 들면 황사가 찾아오기도 한다. 이번 봄에도 여지없이 몇 차례의 꽃샘추위와 황사 소식이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황사는 중국이나 몽골 등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있는 사막과 황토 지대의 작은 모래나 황토 또는 먼지가 하늘을 떠다니다가 상층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날아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황사에는 석영, 카드뮴, 납, 철 같은 산화물이 포함돼 대기를 오염시킨다. 때문에 봄이 되면 황사로 인한 각종 질병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황사로 인한 질병의 종류와 예방법을 미리 숙지하고 대처한다면 건강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황사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질병은 호흡기질환이다. 황사가 폐로 들어가면 코에 염증을 일으켜 재채기를 유발시키고, 맑은 콧물이 흐르거나 코 막힘 증상의 알레르기성 비염이 발생한다. 또한 기도 점막을 자극해 목에 통증과 호흡곤란과 기침, 가래 등을 발생시키는 기관지염도 일어난다.
이같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으로 입과 코를 만지지 말고 손을 항상 청결하게 해야 한다. 또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 외출하게 될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목이 따가울 때는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시고 잠자기 전에 약한 소금물로 목을 헹궈 입안을 깨끗하게 관리한다.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눈과 관련된 질환이다. 황사에는 각종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물질이 눈에 들어가게 되면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외출 후 눈이 따가울 때는 절대 비비지 말고 깨끗한 물이나 식염수로 헹궈 이같은 질병을 방지해야 한다. 또 눈이 뻑뻑하고 가려울 땐 인공 누액을 넣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밖에 외부 활동 시에는 콘택트렌즈 대신 가급적이면 선글라스나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피부 질환이다. 황사 속 유해물질이 피부를 자극해 두드러기, 피부 가려움, 발진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심한 자극을 주거나 자의적으로 연고를 사용하게 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냉찜질로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밖에도 실내 습도 조절과 평소 얼굴·손발·구강을 청결히 관리해 황사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도록 하자. 만약 황사로 인해 건강상의 이상이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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