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저학력자일수록 발병률 높아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12월까지 분당 서울대병원에 의뢰해 65세 이상 노인 6,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치매 유병률 조사’ 결과를 지난 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18%로 환자수는 54만1,000여명으로 추정됐다. 이 중 남성은 15만6,000여명, 여성은 38만5,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노인인구 중 치매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치매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2008년에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2012년의 기대 유병률은 9.08%(53만4천명)이었으나, 실제 조사 결과 지난해 치매 유병률은 이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당초 예측했던 수치보다 1~2년 정도 빠른 속도로 치매환자가 급증했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노인성 치매환자는 계속해서 증가해 2012년 54만명에서 2030년 127만명, 2050년 271만명 등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환자수는 20년마다 대략 2배씩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치매위험도는 연소자보다는 고령자, 남성보다는 여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에 따르면 65~69세를 기준으로 봤을 때 70~74세는 치매에 걸릴 위험이 2.15배나 높았다. 나이가 올라갈수록 위험도는 증가해 75~79세 3.76배, 80~84세 5.7배, 85세 이상 38.68배 등으로 조사됐다. 또 성별로는 여성 노인은 남성 노인에 비해 치매 위험이 2.58배 높았다.
여기에 더해 고학력자보다는 저학력자인 경우에 치매위험도가 높았다. 1년 이상 교육을 받은 학력자와 비교해 무학자는 치매 위험이 무려 9.17배 높게 조사된 것이다. 이밖에도 사별·이혼·별거 등으로 배우자가 없을 때 치매에 걸린 위험은 2.9배, 과거에 머리 부위를 다친 경험이 있을 경우 3.8배, 우울증을 앓는 경우에도 2.7배 높았다.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 “여성은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 변화가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며, 저학력자 또는 문맹자의 경우 뇌에 가해지는 자극이 고학력자에 비해 적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는 독거노인일수록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며 “독서, 보드게임, 악기 연주 등의 활동을 1주일에 하루 이상씩 정기적으로 하면 치매 위험을 7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내년 중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치매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치매특별등급’(가칭)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행 신체활동 장애를 평가하고 등급을 산정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과 달리, 치매환자의 인지기능에 초점을 맞춰 평가되면서 더 많은 치매환자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정부는 주야간 보호시설을 확충해 경증 치매환자의 요양부담을 완화하고, 간호사 등 전문상담원이 치매 관련 지식·정보, 간병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매 상담콜센터’를 오는 10월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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