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간 이기주의가 빚어낸 안전사각지대
부처간 이기주의가 빚어낸 안전사각지대
  • 승인 2013.05.29
  • 호수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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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전북 전주의 한 키즈카페에서 여덟 살 여자아이가 놀이기구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일로 놀이시설의 부실한 안전관리는 물론 정부 부처간 이기주의와 칸막이가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어린이 전용 놀이공간이자 휴식공간을 의미하는 키즈카페. 어른들에게는 좀 생소하지만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으로, 최근 들어 도심 곳곳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허나 사회적 인기와 관심에 비해 키즈카페의 안전관리는 매우 허술하다. 전동기차와 같은 놀이기구를 설치하려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한 뒤 안전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사고가 난 키즈카페를 포함해 전주지역의 다른 키즈카페 10여 곳 모두 신고를 하지 않았다.

게다가 안전점검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현장엔 안전요원도 없었다. 이는 곧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안전을 확보해주는 어른들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을 말한다.

어른들의 무관심은 아이들을 안전의 사각지대로 내몬다. 일례로 아이들은 트램펄린에서 높이 뛰거나 넘어진 상태로 몸을 움직이며 즐거워한다. 하지만 이 같은 행동은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얼마 전에 한 8살 난 아이가 트램펄린에서 뛰어놀다 벽에 부딪혀 두 팔이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해당 놀이시설의 관계자는 잘못을 시인하기는커녕 안전망을 둘러놓았기에 책임을 다했다고 항변하기에 바빴다.

일반 어른들의 인식도 문제지만 이를 개선하고 시정해야할 정부 역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키즈카페에 있는 전동열차, 트램펄린, 미끄럼틀 등의 시설은 신고나 허가가 필요 없다. 시설에 대한 기준은 아예 없고,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별다른 안전기준이나 수칙이 없기는 다른 놀이시설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또 있다. 키즈카페는 보육시설이 아닌 일반 음식점으로 분류된다. 이말은 사업자등록만 하면 보육자격증이 없어도 누구나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명확한 관리규정이 없고 담당부처도 모호한 상황으로 말 그대로 ‘안전사각지대’인 것이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하자 전문가들 또한 앞다투어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의 모 사무처장은 키즈카페 등 어린이 안전사고의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는데 정작 관리부서가 서로 분산돼 있어서 제대로 관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그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키즈카페 사고를 막기 위해 통합적인 안전관리 규정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속담에도 있듯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우선 정부부처부터 자기 부처의 소관이 아니라는 이기주의와 부처간 칸막이를 허물고 부처간 협력을 통해 하루빨리 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국민들은 각 부처들이 관련법령, 규정의 울타리를 벗어나길 원한다.

더불어 정부는 법적, 관리적 보완사항은 없는지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관련법규를 강화하고 시급히 관리규정, 안전기준 및 안전수칙이 마련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정기적인 법적 안전점검으로 지속적인 안전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앞으로는 우리아이들이 절대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우리아이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마음껏 희망과 꿈을 키우는 것이야 말로 국정에서 가장 우선시 해야 할 사항이다. 정부 역시 이 사실을 인식하고 과감한 결단과 통합의 국정 운영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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