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사고, 운전자 과실 아닌 브레이크 때문
급발진 사고, 운전자 과실 아닌 브레이크 때문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3.05.29
  • 호수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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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 ‘브레이크 배력장치’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급발진 사고차에서 차량 결함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최근 국토교통부 급발진 민관합동조사반의 발표와 상반된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자동차 급발진 연구회는 지난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최근 발생한 급발진 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사고 원인의 95% 정도는 브레이크 배력장치가 유발하는 ‘압력급등(pressure surge)’ 현상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브레이크 배력장치는 자동차 제동력을 높이기 위해 운전자가 페달을 밟는 힘을 3~4배 증폭시켜주는 장치다. 이 장치가 작동할 때 ‘흡기다기관(intake manifold)’이라는 곳의 공기 압력을 빌려 쓰게 되는데, 이 때 자동차 가속과 관계있는 ‘스로틀밸브’에 오작동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원래 스로틀밸브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만 열리게 돼 있는데, 압력 급등 현상이 발생하면 브레이크를 밟을 때에도 크게 열린다고 연구회 측은 밝혔다.

연구회의 한 관계자는 “브레이크 배력장치는 대부분 가솔린 자동차에 설치돼 있는데, 이 장치가 없는 디젤 자동차의 경우에는 급발진 사고 사례가 극히 적다”며 “연구회가 지난해 수집한 국내 급발진 사고 사례 122건 중 가솔린 차량은 102건, 디젤 차량은 6건, 엔진 종류를 구분할 수 없는 차량은 14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는 “세계적으로 급발진 사례가 많이 보고되는 국가는 가솔린 차량 비율이 높은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 정도로 디젤차 비율이 높은 유럽은 상대적으로 급발진 보고 사례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구회는 급발진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가솔린차도 디젤차와 마찬가지로 브레이크 배력장치가 흡기다기관이 아닌 별도의 진공펌프를 통해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회 소속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브레이크 배력장치를 분석하면 길어도 1년 정도면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발표를 통해 급발진 원인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구회의 이 같은 발표 결과는 최근 국토부의 급발진 민관합동조사반 발표 내용과는 크게 엇갈린다. 민관합동조사반은 지난해와 올해 총 3차례에 걸쳐 급발진 의심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했으나 차량 결함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급발진 추정 사고의 원인을 사실상 운전자의 과실 탓으로 돌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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