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산단 화재, 폭발, 누출 사고 은폐현황 설명회’ 개최
주요 국가 산단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가운데 상당수가 은폐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의견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주요산단 화재, 폭발, 누출사고 은폐현황 설명회’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현재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구미불산 누출사고 이후 잇따라 터진 화학물질 화재·폭발·누출사고는 사회적인 이슈를 형성하고 있다”라며 “관계 기관에 접수돼 언론에 보도된 것만 한 달에 1~2건이 될 정도로 갑작스럽게 급증한 화학물질 사고 소식에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졌고, 급기야 정부는 ‘중대 화학사고 예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최근들어 각 기업들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빈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고가 은폐돼 왔던 것인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현 연구원은 고용노동부 제조산재예방과의 ‘전국 주요산단별 화재폭발누출 사고현황자료’(은수미 의원 요구자료)와 산재예방정책과의 ‘최근 10년간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사망재해 자료’(심상정의원 요구자료), 안전보건공단의 ‘연도별 산업재해현황분석자료’, 전라남도와 울산시 조사결과 등을 비교분석해 봤다.
아울러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연맹과 공동으로 현장인터뷰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상당수의 화학물질 화재·폭발·누출 사고가 은폐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2000~2012년 전국 주요산단 중대 산업사고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여수, 울산, 온산, 서산대죽산단에서 전체건수(88건)의 60%에 해당되는 53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들 사고로 82명이 사망하고, 320명이 부상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순 연구원은 “여느 곳보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대규모 국가산단에서 절반이상의 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이는 곧 산단에 대한 맞춤형 안전대책이 절실하다는 것과 함께 앞으로 이곳에서 대형 중대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전체 산재에서 사망자와 부상자 비율은 대략 1대 30~40배 수준”이라며 “하지만 국가산단에서 발생한 중대 산업재해의 경우 이 비율이 고작 1대 4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같은 비율은 곧 사망재해와 같은 중대재해를 제외한 나머지 사고들이 신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 연구원은 이와 비슷한 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2010년 전국의 화재·폭발·누출 사고 피해 현황만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에서 나온 피해자수는 1,238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PSM 대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재해자수는 13명에 불과했다.
현재순 연구원은 “전체 사업장수가 160만개소, PSM사업장수가 1,000개소로 1,500배가 넘는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에 비춰보면 PSM 대상 사업장의 재해자수는 터무니 없이 적다”라며 “대부분의 사업장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신고하지 않고 은폐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관계 당국은 하루빨리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원인조사에 착수하는 가운데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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