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슬하는 자 백성 위에 있지 않네
벼슬하는 자 백성 위에 있지 않네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3.06.19
  • 호수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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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학의 향기
사람과 사람 사이 차등이 없으니(人與人相等)
벼슬하는 자라 해서 백성 위에 있겠는가(官何居民上)
마음을 어질게 지니고 일 처리를 명철하게 해야(爲其仁且明)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네(能副衆所望)

이용휴(李用休, 1708~1782)「서하로 부임하는 홍광국을 전송하며[送洪光國晟令公之任西河]」『탄만집』


위 시는 이용휴가 풍천 부사로 떠나는 홍성(洪晟, 1702∼1778)을 전송하며 써준 시로 전체 5수 가운데 첫 수이다. 『승정원일기』 영조 42년(1766) 6월 30일 기사에 홍성이 풍천 부사로 떠나며 하직(下直)하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는 이즈음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부사, 목사, 군수 등 지방관은 왕을 대신해 백성을 다스리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다. 이런 중대한 임무를 띠고 길을 떠나는 친구에게 이용휴는 이 시를 지어주며 백성 위에 군림하지 않고, 선정을 베푸는 목민관이 되어 달라고 당부한다. 첫 수에 이어 둘째 수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한 톨의 곡식도 백성의 피땀에서 나온 것이고(一粒民之血)
한 올의 실도 백성의 노고에서 나온 것이네(一絲民之筋)
이 점을 항상 기억하여(於此常存心)
임금의 은혜를 저버리지 말게나(方不負吾君)

홍성이 지방관으로 부임하는 서하(西河)는 황해도 풍천으로,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니 상 위에 갖가지 산해진미가 풍성하게 오를 것이란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용휴는 홍성에게 맛있는 음식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백성의 노고를 떠올리라고 말한다.

평소 두 사람이 인간의 평등함에 대해 또 관리의 책무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한 내용이 이 시 안에도 그대로 담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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