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모의 세상보기(6)
서진모의 세상보기(6)
  • 승인 2013.07.17
  • 호수 2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가 이런 짓을 하는가?
기가 막힌다. 일은 하기 싫고 돈은 갖고 싶고…. 그래서 쇠망치로 생 손가락을 몇 개씩 내려치고 때려 골절시켜 20억이란 거액의 보험금을 받아냈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하기야 보험금을 노린 불미스런 일들이 어디 이런 일 뿐이겠느냐마는 건전하고 안전해야할 우리의 산업건설 현장에까지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하는 안타까움을 억제하기 어렵다.

이는 오늘도 묵묵히 한건의 산재사고라도 더 줄이고 한명의 산재환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위해 노심초사 땀 흘리며 애쓰는 전국의 산업안전 요원들을 심히 농락하는 일이요 신성한 안전정신을 철저히 모독하는 행위다.

현재 대구지검 서부지청에서 이런 못된 행위를 한 자들 20여명을 잡아 구속수사를 한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놀라지 않았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사람에 따라 생각을 달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돈이라면 사람도 죽이고 강도질도 하고 하는데 자기 손가락 자기가 몇 개 파손시켜 돈 좀 받아 내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필자의 생각은 완전 다르다. 인간의 몸은 자기의 것이기 전에 부모님이 애써 낳아주고 길러주신 귀중한 생명체임으로 머리카락 하나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옛 어른들은 가르쳐 오셨다.

그런데 공돈 벌어 보려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소중한 신체를 고의로 훼손해 보험회사와 근로복지공단을 속이고, 관련 직장까지 피해를 주고, 나아가 죄 없는 해당 현장 안전관리 담당자까지 괴롭히는 이런 못된 인간들은 차라리 배가 고파 남의 물건을 훔친 절도범 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다.

검찰은 이들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위반죄만 적용할게 아니라 이는 그 보다 더 무거운 사기죄까지 가중하여 처벌해야 한다. 그 이유는 그들은 망치뿐 아니라 심지어 손가락 절단 기계까지 몰래 만들어 그런 끔찍한 일을 꾸몄다니 이는 분명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아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명색이 사나이 대장부라는 자들이 어찌 그런 치사하고 비열한 수단으로 공돈을 벌어보려 하는가? 잠언록을 살펴보면 이런 글이 담겨있다. “저녁밥은 오늘 하루 열심히 땀 흘리고 일한 사람들의 밥그릇에만 담겨라”
굳이 이런 잠언이 아니라도 그렇다. 일하지 않고 스스로 자해 행위를 하여 보험금을 타내어 호의호식 해보겠다며 잔머리 굴린 이런 자들은 인간의 영혼을 파먹는 인간기생충 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손가락 파손 때 고통을 덜 느끼려고 마취제 주사까지 놓아 그런 짓을 했다니 더더욱 그들의 천재적 수완(?)에 경악을 느낀다.

그들은 어쩌면 지난주 정치권에서 큰 물의를 빚은 야당 대변인이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을 빗대어 지극히 몰상식한 발언인 귀태(鬼胎 =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같은 정말 그런 인간들이라고 혹평을 가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손가락 이야기를 쓰다 보니 위험한 프레스 작업을 수동으로 하던 과거 인천의 경동산업의 슬픈 산재이야기가 문득 생각난다. 당시 그 공장에는 잘라진 손가락이 하루에 한 가마씩 나온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그 사고들은 자동 제어장치가 없었던 때라 불행하고 부득이한 산재 사고들 이었기에 이번의 보험금을 노린 건설현장 사기꾼들의 사악한 범법행위와는 차원이 다르다.

‘귀태’ 문제로 한주 내내 시끄러웠던 장마의 계절에 필자는 진짜 ‘귀태’를 어둠의 자식들이 벌인 손가락 파손사건과 연결 지어 보았다. 그들은 정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들이 아닐까? 서양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손가락이 부서지면 일을 할 수 있지만 마음이 부서지면 아무것도 못 한다”

그들은 손가락뿐 아니라 마음까지 전부 부서진 자 들이니 도대체 어디에 쓸 것인가….

<작가, 본지 자문위원>

  • 서울특별시 구로구 공원로 70 (대한산업안전협회 회관) 대한산업안전협회 빌딩
  • 대표전화 : 070-4922-2940
  • 전자팩스 : 0507-351-7052
  • 명칭 : 안전저널
  • 제호 : 안전저널
  • 등록번호 : 서울다08217(주간)
  • 등록일 : 2009-03-10
  • 발행일 : 2009-05-06
  • 발행인 : 박종선
  • 편집인 : 박종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보현
  • 안전저널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본지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Copyright © 2025 안전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bhkim@safety.or.kr
ISSN 2636-0497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