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자체 인공실험 결과 공개
최근 충북 음성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60대 남성이 벼락을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휴대전화가 낙뢰를 유발한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지난 11일 자체 인공낙뢰 설비를 이용해 똑같은 조건에서 31회에 걸쳐 마네킹 실험한결과 휴대폰을 사용 중인 마네킹과 그렇지 않은 마네킹 간 피해의 차이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비슷한 실험결과 금속 악세사리류도 낙뢰 사고 시 피해 정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복 전기환경연구센터 박사는 “목걸이 등의 액세서리나 휴대전화 같은 물체를 몸에 지닌 것만으로 벼락에 맞을 확률이 커진다는 속설이 있으나 자체 실험 결과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장마철인 7~8월에는 대기가 불안정해 낙뢰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우리나라 육상에는 총 10만5천회의 벼락이 쳤다.
참고로 낙뢰(벼락)는 우리가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정전기 방전이 거대한 대기 중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다만, 규모가 매우 크다는 점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편서풍의 영향으로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서해상을 통과하면서 다량의 수증기를 공급받아 형성된 온난 다습한 상승기류로 인해 서해상과 내륙에 낙뢰의 빈도가 높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낙뢰를 맞게 되면 낙뢰 전류가 인체를 통과해 호흡과 심장이 4~5분 이상 지속적으로 멈춰 약 80%는 즉사하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국민들의 물놀이, 캠핑 등 야외활동이나 외출 시 낙뢰사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낙뢰 안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먼저 일기예보를 통해 낙뢰가 예상될 경우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부득이하게 이동해야 할 경우 제방이나 목초지와 같은 지역을 벗어나 한쪽 발만 땅에 접촉하면서 짧은 보폭으로 걷거나 뛰어 가야한다.
또한 우산, 낚싯대, 골프채 등 금속성이거나 길고 뾰족하여 낙뢰를 유발할 수 있는 물품은 사용하지 말고 접거나 눕혀 놓아야 한다. 지붕이 열린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트랙터, 골프카트, 콤바인 등을 타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낙뢰가 발생하더라도 건물 속이나 차 안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 다만, 낙뢰가 전선을 타고 실내로 침입해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천정과 벽으로부터 1m 이상은 떨어지는 것이 좋다. 차 안도 안전한 편이지만, 낙뢰 발생 시 전자회로 부품의 오작동이나 고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여 엔진을 끄고 낙뢰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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