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하남 | 고용노동부 장관
최근 연이은 화학사고 등으로 많은 근로자들이 일터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거나 다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사고 발생의 양상은 각기 다르지만 그 원인을 살펴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경영자부터 안전에 대한 의지와 관심이 부족하는 등 사업장 전반에 안전수칙이 준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영자는 생산목표 달성과 작업효율에만 관심을 두고 안전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언론에 보도된 대형사고 이전에도 작은 사고들이 발생하였지만 그것에서 안전의 중요성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
최근 경영자들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일부 경영자들도 안전경영에 조금씩 관심을 보이는 등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많은 경영자들은 안전을 생산의 부속물로 생각하고, 안전에 소요되는 비용을 ‘투자’보다는 ‘손실’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는 우리나라 사망만인율이 감소추세에 있지만 선진국보다 2~5배 높은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선진사회일수록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무엇보다도 중시한다. 안전에 철저하지 못한 기업에 대한 사회적·법적 제재도 강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국제적으로 산업안전문제가 윤리, 사회적 책임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의 성공을 보장하는 조건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듀폰사는 ‘우수한 안전이 곧 기업의 이익(Good safety is good business)’이라는 모토로 안전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창업자 듀폰은 자신의 집을 공장 안에 짓고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자신과 가족부터 재해를 입겠다는 각오로 사고예방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듀폰사의 이러한 안전경영 의지는 계속됐고, 결국 세계 최대의 화학회사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듀폰사는 최근 안전경영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안전컨설팅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안전이 곧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핵심축으로 작용한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의 최대 화두는 복지다.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근로복지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전 경영에 대해 관심과 의지를 가져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국정비전으로 삼고 있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이 최우선되어야 하고, 국민행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도 안전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업경영에 안전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특히 앞으로는 안전경영을 실천하는 우수사업장에 대해서는 산재보험료를 할인하고 감독을 유예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반면, 안전에 관심이 없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지도감독 등 감시를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재해는 기본적으로 인재이다. 따라서 무재해라는 목표는 우리에게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다.
‘출근할 때의 모습 그대로 퇴근하는 것’은 모든 근로자와 그 가족의 꿈일 것이다. 어찌보면 소박해 보이지만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영자의 안전경영 의지와 실천만이 이를 보장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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