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모의 세상보기(9)
한국 최고의 기업이며 최대의 재벌회사인 삼성그룹 총수 이건희 회장이 격노(激怒)했다. 문제는 연이은 안전사고 때문이다. 올 들어서만 다섯 차례의 안전사고를 더 이상 묵과 할 수 없다는 무서운 의지의 표현으로 삼성 엔지니어링 대표이사를 당장 경질하고 그 사건 관련자들 전원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평소에 잔소리를 하거나 웬만한 일에는 간섭도 잘하지 않는 과묵한 이회장이 그토록 극심한 분노심을 노출시킨 이유를 우리는 다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이다.
우리의 속담에도 “한 순간에 공든 탑이 무너진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안전’을 무시하고 안전에 무관심하면 언제 어디서 어떤 공든탑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천년성(城) 같은 제방의 둑도 두더지새끼들이 들락거리며 구멍을 내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고 태산 같은 건축물도 사소한 전기합선이나 가스통 하나 소홀히 취급하여 폭발하게 되면 어이없이 무너진다는 사실은 모두들 알고 있으나 사람들은 ‘설마’라는 안일의 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그런 엄청난 재난을 부르고 아까운 인명을 잃게 한다.
그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회장이 연속적인 안전사고에 분노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삼성이 어떤 기업인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한민국 최고의 간판 격 인 그런 대기업에서 물탱크 하나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불상사가 났으니 최고 경영자인 이회장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을 것이다.
그 사고 발생 보고를 받은 이회장의 입에서는 “있을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참으로 기가 막힌다 후진적인 안전사고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며 관계자들에게 추상같은 질책을 한 것이다.
이런 문제가 어디 삼성 뿐이겠는가? 차제에 우리 산업체 전반은 휴가철을 맞아 부족한 인원들로 부실한 안전대책을 세울 수도 있고 혹 무더운 날씨 핑계로 안전의 소홀함을 부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 다시한번 자신의 근무처나 직장의 어디든 안전사고의 우려는 없는지? 한번 더 살펴보고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 진다.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한번! 자나 깨나 딸 조심! 자는 딸도 다시보자’ 란 옛날표어는 낡아 빠지고 쓸모없는 골동품용어가 아니라 두고두고 새겨 봐야 할 안전강조의 보석같은 언어의 ‘진품명품’이라 생각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철저한 안전의식과 서릿발 같은 안전대책 강조에 공감의 갈채를 보내고 싶다.
<작가,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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