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용자 ‘통행관리’ 미흡, 인명피해 우려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완공된 춘천 북한강 자전거도로의 일부가 최근 내린 폭우로 붕괴되면서 2차 사고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조성하고 춘천시가 관리하고 있는 북한강 자전거도로가 최근 계속된 집중호우로 곳곳이 붕괴됐다. 강원도 춘천시 내 강촌에서 신매대교에 이르는 약 20여km에 달하는 자전거도로 중 일부 구간은 물에 잠겼고, 일부는 축대가 무너져 내려 더 이상 도로 기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로 망가졌다. 지난달 11일부터 현재까지 붕괴된 지점은 총 3곳으로 춘천시 덕두원리와 현암리, 박사로변 자전거도로 등이다.
완공 전부터 피해 예견된 북한강 자전거도로
북한강 자전거도로는 지난 2011년 12월에 완공됐다. 그러나 그해 여름에 내린 집중호우로 일부 구간은 지반이 내려앉았고 자전거도로 기둥이 뽑혀 나가기도 했다.
이처럼 춘천시 내 북한강 자전거도로는 애초 도로를 만들기 힘든 곳이었다. 실제로 의암댐 하류지역은 상습 침수구간으로 익히 알려져 있던 곳이다. 또한 북한강은 한강과는 달리 유속이 상당히 빠른 편이기 때문에 폭우가 내리면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춘천댐에나 의암댐이 방류하면 유속이 더욱 빨라지는데 이 때문에 인공 구조물이 쓰러지거나 도로 곳곳이 붕괴되는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사고는 이미 완공 전부터 예견됐던 것이다.
통행제한 시설은 ‘표지판’이 전부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붕괴 사고 이후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한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춘천시가 이번 붕괴사고의 사후대책으로 자전거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통행제한 시설은 북한강 상류지역인 춘천시 서면의 신매대교와 의암댐 인근 자전거도로 시점에 설치한 표지판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입하는 곳부터 통행에 제한을 두지 않으니, 자전거 이용자들은 도로가 붕괴된 지점까지 도달하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는 것이다. 이에 외지 사람들이나 야간 및 악천후에 주행을 하는 사람들은 위험 구간을 사전에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인명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춘천시 한 관계자는 “정부와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강원도, 춘천시 등이 협의해 안전을 위해 신매대교부터 의암댐 구간까지 통행제한을 결정했지만 춘천시가 사법기관이 아닌 만큼, 강제 통제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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