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SMP 물탱크 파열사고, 부적격 볼트 사용이 원인
울산 SMP 물탱크 파열사고, 부적격 볼트 사용이 원인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3.08.07
  • 호수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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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안전관리 및 자재검수도 도마 위에 올라

 


울산 SMP 폴리실리콘 공장 물탱크 파열사고의 원인이 규격 미달 볼트 사용과 함께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않은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관련 책임자의 사법 처리를 예고했다.

지난 4일 울산 남부경찰서는 “물탱크 제작업체인 D사 관계자들이 물탱크 제작에 필요한 고장력 볼트 대신 국산 또는 중국산 일반볼트를 사용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사고 직후 실시한 자체 원인 조사를 통해 물탱크에 ‘일반 볼트가 사용됐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삼성엔지니어링으로부터 하도급 받아 물탱크를 직접 제작한 업체가 스스로 일반볼트를 사용한 것을 시인한 것이다.

사고가 난 대형 물탱크는 높이 17m에 지름 10.5m의 원통형으로 1,400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이는 탄소강 소재의 철판 400여개를 지름 12㎜, 길이 27∼40㎜의 고강도 볼트 4만여 개로 조이면서 잇대는 ‘볼티드 탱크(bolted tank) 공법’으로 제작됐다.

1,400t의 물을 저장하려면 고강력 볼트로 엄청난 수압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하는데, 인장강도(물체가 잡아당기는 힘에 저항해 원형을 지키려는 힘)가 기준에 못 미치는 볼트가 사용된 것이다.

울산 남주경찰서에 따르면 제작업체인 D사는 경기도 시흥에 있는 고장력 볼트 제조업체로부터 1만5600여 개의 볼트를 납품받았다. D사는 설계 당시 특허를 받은 고장력 볼트를 사용해 물탱크를 제작하기로 했지만 가격이 싼 일반볼트와 함께 사용했다.

실제로 고장력 볼트는 개당 550원이지만, 수입품은 개당 250원으로 가격이 절반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체 4만여 개 볼트 중 일반볼트가 얼마나 쓰였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장의 미흡한 안전관리와 부실한 자재검수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오후 2시께 현장팀장으로부터 물탱크 4곳에서 누수가 확인됐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사고가 난 26일 공사 각 분야별 팀장회의에서도 보고가 된 바 있다.

그러나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경고방송, 안전요원 배치, 위험 표지판 등 안전관련 조치가 없었고, 물탱크에 물을 채우는 시험에서도 별다른 지시 없이 그대로 진행된 것이다.

또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은 물탱크 철판에 대한 검수는 철저했지만, 볼트에 대해선 시험성적서 제출 등 제대로 된 검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볼트가 D사의 실용시안 제품으로 대기업이 영세업체의 특허를 침해한다는 오해가 있어 시험성적서 등을 제출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D사 측은 “SMP 현장에서는 시험성적서 등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거한 볼트에 대한 인장 강도를 시험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자재검수 등 사고원인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는 “이달 중순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볼트·철판에 대한 재질과 강도 감식 결과가 나오면 그동안 수사 결과를 종합해 관련 업체와 책임자를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D사는 이번 울산 SMP 신축 공사 현장 외에도 17개의 물탱크를 볼티드 방식으로 제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부적격 볼트가 여러 곳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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