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총장을 보며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총장을 보며
  • 승인 2013.08.28
  • 호수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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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모의 세상보기(12)
며칠 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여름 휴가차 귀국했다.

그는 바쁜 일정에 좇기면서도 청와대를 방문하여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했으며, 박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입구에까지 나가서 반 총장을 정중하고도 반갑게 영접했다. 그냥 보아 넘기면 별 것 아닌 일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두 거물급 인사의 해후는 여러 가지를 시사했고 참 보기가 좋은 만남 같아 오늘은 필자가 그날의 그 모습에서 느꼈던 이야기를 옛날 이야기와 견주어서 좀 써 보려는 것이다.

일국에 대통령의 자리란 예사로운 자리가 아니며 어떤 외국 국빈이 예방을 하여도 직접 나가서 영접하는 사례는 극히 보기드문 일이다. 거기에는 대통령의 권위와 체면,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신변안전에 따른 경호문제가 내포되어 있으리라 본다.

그런데 박대통령은 서슴없이 그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직접 나가서 반 총장을 접견하고 반갑게 인사하고 함께 집무실로 걸어 들어온 겸양의 미덕을 보인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정경인가? 그날 박대통령은 반총장과 한 시간 반동안 한·유엔 간의 현안들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올해부터 2년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을 맡은 한국 정부가 유엔 평화유지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공적개발원조(ODA), 새마을운동 경험전수등 개발도상국 지원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가지로 우리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위선양을 위한 중대 환담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 대목에 이르니 왠지 그 옛날 신라시대에 있었던 역사의 줄거리 한 귀절이 문득 생각난다. 그래서 역사는 ‘닮아간다’라는 말이 있는 것인가?

신라 51대 진성여왕 시절, 중국 당나라에서 많은 공부를 하고 벼슬생활까지 하고 귀국한 고운 최치원(孤雲,崔致遠) 선생이 진성여왕을 알현(謁見=지체높은 분을 만남)했을 때 여왕은 선생을 마치 지금의 박대통령이 반총장을 대하듯 대단한 예우의 영접을 하였고 당시 역사기록에 보면 여왕께서는 최선생에게 당나라와 특별한 유대를 지니고 계신 분이니 양국간에 친선이 이어질 수 있도록, 그리고 백제가 더 이상 우리를 침략하지 못하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때 최치원 선생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수려한 문장으로 신라의 정치제도 변화를 건의하는 친서(時務十訓)를 상소하자 여왕은 감동하여 그에게 아찬(阿飡)이란 벼슬까지 내렸다.

그러나 그후 최치원 선생은 간신들이 만든 골품제(骨品制=왕족이나 귀족이 아니면 출세 길을 막는 제도)규제와 모함에 발이 묶여 유랑 생활로 접어들어 자연을 벗하며 수많은 명문장을 남기고 흔적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21세기 중국의 최고지도자 시진핑이 우리의 대통령과 세계의 메스컴 앞에서 천년 전 대석학인 최치원 선생의 영혼을 세계만방에 환생(還生)시킨 일화는 천추만대 한·중 친선교류를 가일층 승화시킨 역사적인 일로 기록 될것이다. 따라서 예나 지금이나 훌륭한 인물은 역사를 만들기에 우리가 반기문 총장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가,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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