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사후 방류로는 한계, 즉각적인 수문 개방 요구”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낙동강 등 한강 이남 전 지역에 녹조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녹조 확산으로 낙동강 유역은 조류와 조류사체들로 인해 시궁창을 방불케 하고 있으며 수질도 악화되고 있다.
참고로 녹조는 부영양화된 호소(湖沼) 또는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녹조류와 남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녹색이 변하는 현상을 뜻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낙동강의 녹조현상이 지류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즉시 모든 낙동강 보의 수문을 완전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녹조 사태가 확대되자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20일 칠곡보·구미보 주변지역에 대해 수질 예보 ‘관심 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22일 오후 5시 기준으로 낙동강 8개 보 가운데 상류쪽으로 2번째에 위치해 있는 낙단보에 대해서도 수질 예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낙동강 하류 쪽에서 시작된 기준치 이상의 녹조가 상류쪽으로 올라온 것이다.
수질예보제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뉜다. 이는 남조류 세포수와 클로로필-a 예측농도를 고려해 발령하는데, 이번 관심단계의 경우 남조류 세포수 1만cells/㎖ 이상을 초과한 경우에 해당돼 발령됐다.
실제로 낙동강 유역의 남조류 세포수의 수치는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낙단보에서 채수한 시료에서는 남조류가 3만2,736cells/㎖로 측정됐다. 지난 16일과 19일 각각 ㎖당 남조류 개체수가 7,840개와 7,852개로 측정된 데와 비교하면 이틀 만에 4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한편 국토부는 최근 녹조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낙동강 남강댐에서 1,000만톤, 구미·칠곡·합천·달성·강정보 등 낙동강 유역의 5개 보에서 900만톤, 농업저수지에서 200만 톤의 물을 추가로 방류하는 등 총 2,100만t의 물을 방류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6일 낙동강 유역에는 30~50mm에 이르는 비가 내리면서 낙동강 본류 전역의 짙은 녹조현상은 다소 완화된 상태다. 하지만 낙동강 하류지역은 녹조가 여전히 심각한 상태로 남아있다. 즉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녹조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보 수문 개방’과 ‘보 해체’를 환경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보의 수문을 지속적으로 열어두거나 4대강 보를 철거하지 않는 이상 녹조현상은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환경부 “수돗물 안전 이상無”
하지만 이러한 환경단체의 입장과는 달리 환경부는 최근 “낙동강 조류경보에도 먹는 물 공급에는 이상이 없다”며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단세포 생물이 분비하는 마이크로시스틴 같은 독성 물질이 모이게 되는 경우에도 수돗물을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는 체제는 갖춰놨다”고 밝혔다.
그러나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경상도민들은 악취와 독성을 내뿜는 남조류가 수돗물에 유입될 수도 있다는 현실에 불안감을 감추고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알량한 수치만으로 안전을 운운하기에는 현재 낙동강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녹조 현상의 주요 원인인 4대강사업에 대한 환경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와 실질적인 해결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