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은 공적(公敵)이다
안전불감증은 공적(公敵)이다
  • 승인 2013.08.28
  • 호수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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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식 | 충북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부장
4월을 지칭하는 표현 중 ‘잔인한 달’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인스 출신의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T.S.엘리엇)이 1992년에 발표한 서사시 ‘황무지’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가 있다. 황무지 제1부의 ‘죽은 자의 매장’이란 부분을 보면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아마 겨우내 죽은 듯 산 듯 지내던 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봄을 맞아 새로 싹을 틔어 고난의 삶을 시작하는 계절이기에 작가가 반어법으로 4월을 그리 표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학적인 면에서 가장 잔인한 달이 4월이라면, 산업안전측면에서 가장 잔인한 달은 언제일까. 필자는 7월이라고 생각한다.

7월 한 달간 연이어 발생한 대형 사건사고를 보면서 우리의 ‘안전불감증’이 더욱 깊어진 것 같아 안전인의 한사람으로써 몹시 안타깝고 국민들을 보기가 죄송스럽다. 올해 7월에는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사고(7월7일), 노량진 공사장 사고(7월15일), 해병대 캠프 고교생 익사사고(7월18일), 울산 물탱크사고(7월26일), 한국인 일본 등반조난사고(7월29일), 방화대교 공사현장사고(7월30일) 등으로 20여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 세계적으로 국가의 위상을 크게 떨어뜨리고 국민을 불안하게까지 했다.

모든 사고는 법과 규정을 무시하고 사전 준비를 소홀히 하는데서 시작된다. 사소한 준비부족이나 자만심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7월과 8월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다. 그래서 현장의 종사자 대부분이 뜨거운 열기에 지쳐 있다. 때문에 어느 때 보다도 안전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여름은 사전에 위험요소를 철저히 점검하고 또 점검하는 국민의 안전의식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부 역시 매년 7월을 산업안전보건 강조의 달로 정하고 산업안전과 안전문화정착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정부를 비롯한 안전보건 관련 기관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사건사고 발생의 공통원인인 안전불감증은 분명 우리의 공적이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그 공적을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안전사고는 재수가 없어서 일어난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 “앗차사고는 후유증이 없으므로 괜찮다”, “안전 관계자의 지적이나 지도는 잔소리다” 등의 말부터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안전사고는 결코 재수가 없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사고의 원인(불안전한 행동과 불안전한 상태)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누구나 실수를 한 번 정도는 한다고 편하게 말하지만 그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중대사고 일수도 있다. 또 앗차사고도 반복되다보면 결국 사고로 이어진다. 아울러 안전관계자의 지적이나 지도는 잔소리가 아니고 죽음의 문턱에 있는 사람을 삶의 길로 바꿔주는 인간존중차원의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말들의 사용을 지양하고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 “바쁠수록 둘러(돌아)가라”, “아는 길도 물어가라”, “털끝만큼도 다치지마라” 등 우리의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는 말들을 많이 써야 한다.

우리는 사고가 없는 행복한 세상으로 가는 미래지향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현재의 안전수준에 만족치 않고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사는 안전 선진국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진 조국으로 가는 길목의 걸림돌인 안전불감증부터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없애야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안전문화(safety culture)가 하루속히 정착되어 국민모두가 행복한 삶을 사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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