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적격 볼트 출처 규명 애로
지난 7월 26일 15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 SMP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현장 물탱크 붕괴사고와 관련한 경찰의 수사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말 울산 남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인장 강도 기준에 미달하는 볼트가 물탱크에 사용됐고, 이로 인해 물탱크가 수압을 견디지 못해 붕괴했다”는 조사결과를 통보받았다. 물탱크에 사용된 2만여 개의 볼트 가운데 설계 기준에 못 미치는 국산과 중국산 부적격 볼트 4,000∼5,000개가 사용됐다는 게 조사의 핵심이었다.
이에 당시 경찰은 발주처인 SMP, 물탱크 제작사인 D테크, 시공사인 S엔지니어링 등 관련 업체를 상대로 부적격 볼트 유통 경로와 검사 과정 등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했고, 곧 마무리될 분위기였다.
그러나 2달이 지난 지금도 수사는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검찰이 부적격 볼트의 유통 경로를 자세하게 파악하라는 보강수사 지휘를 내렸기 때문이다. 부적격 볼트가 어디서 얼마나 제작·납품됐는지, 납품 책임자는 누구인지, 유통 과정에 불법은 없는지 등을 규명하라는 게 그 요지다.
헌데 관련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볼트 출처를 정확히 파악할 만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 전후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책임자들이 사고 당시 숨졌기 때문에 경찰이 볼트 출처를 확인하는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이로 인해 곧 종결될 것 같던 수사가 끝맺음을 맺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게 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뚜렷한 증거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수천 개의 볼트 출처를 밝히려다보니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