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아파트에 헬기 충돌, 조종사 2명 사망
도심 아파트에 헬기 충돌, 조종사 2명 사망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3.11.20
  • 호수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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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건물 안전성 논란 촉발

국토부, 국내 헬기업체 등 특별점검 실시

하늘을 비행하던 헬기가 갑자기 고층 아파트와 충돌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오전 8시54분경 LG전자가 보유한 헬기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102동 24∼26층에 충돌한 후 아파트 화단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박씨(58)와 부조종사 고씨(37) 등 탑승자 2명이 모두 사망했다.

사고 헬기는 이날 오전 8시46분경 김포공항을 이륙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인근에 있는 헬기장에 잠시 착륙해 LG전자 임원을 태우고 전주로 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륙 후 10분도 채 되지 않아 아파트에 충돌, 추락했다.

사고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1차적 원인은 헬기가 정상 경로를 이탈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일 김재영 서울지방항공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헬기가 한강 위로 비행하다 잠실헬기장에 내리기 직전 마지막 단계에서 경로를 약간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헬기는 통상 인구밀집지역을 피해 한강변을 따라 헬기장으로 진입하지만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경로를 벗어나 사고가 난 아파트 쪽으로 이동했다.

경로 이탈의 원인으로는 대체적으로 기상악화가 꼽히고 있다. 사고 발생 무렵 서울 전역에는 안개가 짙게 끼어 가시거리가 1㎞ 안팎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짙은 안개로 인해 시야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계비행을 하다 정해진 항로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실제 한 항공안전 전문가는 “중간 착륙 지점이 가까워지면서 헬기 고도를 낮추고 비행하다 갑작스럽게 시야에 들어온 고층 아파트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기체결함 등도 사고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기체결함의 가능성은 굉장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공식 발표를 통해 “사고 헬기에 탑승한 기장과 부기장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피해 주민 여러분에게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관련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한편 사고 수습과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고층빌딩 이·착륙장 관리실태 점검

이번 사고로 인해 현재 건설 중인 잠실 제2롯데월드(123층 규모) 등 초고층 건물에 대한 안전문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사한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관련 전문가들은 높은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언제든지 다시 사고가 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국토부와 서울시는 항공기 운행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시내 주요 시설에 대한 일제점검에 나섰다. 우선 국토부는 이달 18일부터 국내 모든 헬기 보유업체(33개)를 대상으로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점검은 총 17명으로 구성된 점검팀을 통해 12월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주요 점검사항은 ▲업체의 안전관리 현황 ▲조종사 교육훈련 ▲안전 매뉴얼 관리 및 정비의 적절성 여부 등이다. 국토부는 점검 후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관계법령에 따라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이어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고층빌딩이나 야산에 항공기 충돌을 막기 위해 설치된 경광등(항공장애등) 시설 159개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인다. 또 김포, 잠실, 노들섬, 팔당댐 등의 헬기 이·착륙장, 옥상 헬리포트 488개소에 대한 관리실태 조사를 한다.

특히 주요 헬기장에 기상상황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 서울지방항공청에서 관제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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