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군우일마(群牛一馬)’였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군우일마(群牛一馬)’였다
  • 승인 2013.11.27
  • 호수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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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모의 세상보기(24)
모처럼 민주당에 예의범절이 바른 선량(選良), 한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그(조경태 의원, 부산 사하 을)에게 흔해 빠진 군계일학(群鷄一鶴)이란 말 대신 새로운 사자성어 하나를 지어 선사한다. 필자가 지은 이 사자성어는 ‘군우일마(群牛一馬), 즉 소 무리 속의 한 마리의 말’과 같다는 뜻이다.

그는 다 알다시피 민주당 3선의 중진으로 현재 그 당의 최고위원이다. 지난 18일에 있었던 일은 그가 속한 당의 다른 의원들에게는 하나의 ‘반란’이었겠지만, 국민의 시각에서는 참 예의가 바른 신사적인 행동이었으며 가정교육을 잘 받은 집 아들로 보였다.

그는 그날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고는 “외국의 원수가 국회에 왔을 때도 일어서서 예의를 표했다”며 “하물며 우리나라 국가 원수가 국회에 왔는데 예의를 표하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 자리에서 깍듯이 일어나 예의를 표했다. 민주당 의원 중 일어난 사람은 조 의원 뿐이었다.

그는 조선일보가 새로 만든 뉴스 스토리 사이트 ‘프리미엄조선(premium.chosun.com)’과 가진 인터뷰에서 “과거 한나라당 의원들도 노무현 대통령 시정연설 때 일어나지 않았으니 우리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일대일 대응’식 주장이 일부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이는 과거의 잘못된 행동을 또 따라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가원수에 대한 당연한 예의 차원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우리 정치가 더 성숙한 모습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주장을 놓고도 그는 “특검을 해서 새로운 사실을 밝히기도 어렵고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며 “민생을 챙기기를 원하는 국민의 바람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런 일이 있은 이틀 후 필자는 우연히 부산 사하구에 사는 한 친구를 만날 일이 있었고 술자리에서 자연스레 정치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먼저 “자네 고향인 부산에 사람 됨됨이가 된 국회의원 한 사람 있더라”고 하자, 그 친구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응, 조경태 의원. 그 사람 이번에 박 대통령에게 서서 인사하는 바람에, 그리고 바른 말 잘하는 덕에 차기 선거에 한 삼만 표는 얻었어. 부산 사람들 칭송이 대단해.”

그 얼마나 듣기 좋고 보기 좋은 덕성의 미담인가? 그런데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이라고 꼭 그래야만 했을까? 아무리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상대, 특히 국민들의 절대 다수표를 얻어 당선된 국가 원수에 대한 기본예의는 갖추어야 한다. 그러면 그 사람의 인품과 인격이 더 돋보이고 조 의원처럼 소리 없는 갈채를 받는다.

특히 김한길 대표가 처음 야당대표로 선출되었을 때 우리는 그래도 많은 기대를 했었다. 그는 훌륭한 정치인의 아들이고 좋은 작품도 써낸 작가니까 기존의 여타 정치인과는 뭔가 좀 다른 신사적 풍모를 보여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나’였고, 얼핏 보면 국가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을 여성대통령이라고 계속 무시하려 드는 듯한 뉘앙스를 수차 강하게 풍겼다.

서양 속담에 ‘오만한 자는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예의 지키고 겸손해서 손해 볼 것이 무엇인가? 가령 그 날 김한길 대표가 속으로야 어찌 되었든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수고하셨습니다”하고 악수를 청했었더라면 우레와 같은 박수로 국민 정서상 ‘대박’을 쳤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그러지 못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실망했다’는 비난과 조소(嘲笑)만 받았다. 솔직히 ‘밑지는 장사’였다.

그에 비해 조경태 의원은 그야말로 푸른 들판 소(牛)들의 무리 속에 우뚝 선 보기 드문 한 마리의 필마(匹馬) 같았다. 왜냐하면 소는 주로 누워서 밥(여물)을 먹고, 누워서 싸고 되새김질이나 하면서 잠을 자지만, 말(馬)은 반드시 서서 먹고 서서 자며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을 향해 질주하기 때문이다.

자당(민주)의 상당한 빈축을 각오하면서도 ‘단기필마(單騎匹馬)’의 의지를 가지고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조 의원에게 국민의 자격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특히 그날 오후 경찰 버스를 발로 차며 소란을 피우고 추위에 고생하는 막내 동생 같은 어린 전경을 폭행하여 입에서 피를 흘리게 한 정신 연령이 마치 중고등학생 같은 느낌을 준 그런 의원 때문에 더욱 조의원의 그런 행동이 돋보였는지 모른다.

<작가,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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