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근무, 불규칙한 노동시간 등으로 건강 적신호
일주일 새 두 명 사망 지난 18일 공주에서 오 모 집배원이 근무 중 사망한데 이어 24일에도 용인에서 김 모 집배원이 숨지자, 노동계가 열악한 집배원의 근무환경을 개선해 줄 것을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연맹 등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공주 유구우체국 소속 오 모 집배원이 우편배달 중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증세로 쓰러졌다. 긴급 후송 중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결국 숨지고 말았다. 그로부터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22일 용인 송전우체국 소속 김 모 집배원이 근무 중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다. 뇌사상태에 빠졌던 그는 24일 오전 사망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 두 명의 집배원이 연달아 사망하자, 노동계는 이런 비극의 근본적인 원인은 장시간 노동과 불규칙한 노동시간 등 열악한 근무환경이라며 일제히 성토했다.
공공운수노조연맹에 따르면 우리나라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은 연평균 2952~3216시간에 육박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인 1749시간(2010기준)에 비하면 2배나 높다. 법정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집배원들은 1년에 156일을 더 일하는 셈이다.
불규칙적인 노동시간 또한 집배원들의 건강에 적신호를 켜고 있다. 집배원들의 경우 비수기와 성수기 간에 노동시간 및 업무강도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비수기에는 1일 평균 노동시간이 약 10.32시간인데, 성수기 일명 폭주기(설날, 추석, 선거기간)에는 여기에 3~5시간의 노동시간이 추가된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이러한 ‘장시간-불규칙 노동시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집배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연맹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하반기 주력할 현안과제로 ‘주 5일제 근무’와 ‘집배원 인력증원’을 제시했었는데, 결국 실질적으로 해결된 것은 없다”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시급해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집배원 장시간-중노동 없애기 운동본부와 공공운수노조연맹 등 노동계는 정부에 집배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조건으로 ▲인력 충원 ▲비정규직 집배원의 정규직화 ▲과도한 택배 물량 제한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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