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작업수칙은 평생 가는 것”
“안전작업수칙은 평생 가는 것”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0.06.16
  • 호수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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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안전이야기-김팔용 씨
아직도 많은 근로자들이 작업장에서의 생활과 집에서의 생활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업장에는 각종 기계 등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어 주의를 해야 하지만 집은 그런 위험장비가 없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 때문에 작업장에선 철저히 안전수칙을 지키던 근로자도 집에선 그저 편한 방식으로 가사 일을 돕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안전이 생활화되지 못한 행동과 사고방식은 결국 가정에서도 안전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여기 한 순간의 방심으로 가정에서 허리부상을 입은 김팔용(67)씨의 사례는 우리에게 ‘안전사고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를 사실을 또 한 번 떠올리게 한다.

방심이 불러온 안전사고

 

2005년 봄, 김팔용씨는 오랜 세월을 근무했던 회사를 떠나야 했다. 오지 않을 것 같던 정년퇴직이 그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그가 몸 담았던 회사는 안산 반월공단에 위치한 모 건축자재 생산전문업체로, 이곳에서 그는 자재의 생산과 출하업무를 담당했었다.

동료들과 헤어지는 것은 마음 아팠지만, 중량물을 취급하는 일을 십수년간 했음에도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건강한 몸으로 정년을 맞았다는 사실에 그는 뿌듯했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07년 10월의 어느 날. 그날은 가을의 청명한 날씨가 절정을 이룬 날이었다. 상쾌한 기분을 즐기던 김팔용씨는 맑은 날을 맞아 아내와 함께 대청소에 나섰다.

아내는 집안의 청소를 맡고 그는 각종 가재도구의 정리를 맡았다. 그는 먼저 오랫동안 쓰지 않던 TV부터 밖에 내놓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30인치 정도로 꽤 무게가 나가는 브라운관 TV였지만 그에겐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반평생 동안 중량물의 취급과 출하를 담당했었기 때문이다.

‘이까짓 것쯤이야’하며 그는 자세를 낮추는 등의 중량물 취급 요령을 지키지 않고 선체로 TV를 들어올렸다. 그 순간이었다. 허리에 감전되는 듯한 충격이 전해졌다.

1년여를 괴롭힌 허리부상

‘별일 아니겠지’, ‘파스나 좀 사다 붙이고 며칠 쉬면 괜찮아지겠지’했던 허리 부상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졌다. 허리와 척추에 좋다는 약은 다 먹어보고, 용하다는 의원도 수십 곳을 찾아다녀봤지만 차도가 없었다.

고통이 심할수록 후회가 커져갔다. 퇴직한지 불과 2년만에 ‘안전’을 잊어버린 자신에 대한 원망을 지울 수 없었다. 또 작업장과 집에서의 안전은 별개라고 생각했던 자신을 반성했다. 아울러 자신이 그동안 행해온 ‘안전’이 반쪽짜리 안전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을 수 있었다.

반성과 후회가 교차하는 가운데 1년이 흘렀다. 그러던 차 한 지인이 인근의 안산산재병원에 저명한 척추전문의사인 신문수 박사가 왔으니 진찰을 받아보라고 권유를 했다. 숱한 의사들이 수술을 해도 치료의 효과를 얻기가 힘들 것이라며 거절을 했던 터라 그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그의 우려와 달리 신문수 의사는 수술의 성공을 장담했다.

처음 듣는 호언에 그는 당황했다. 모두가 안 된다던 수술이었다. 헌데 성공적 수술이 될 것이라니.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더 잃을 게 없는 몸, 그는 수술을 결정했다.

새로운 삶을 ‘안전’으로 채우다

결과는 신 의사의 장담처럼 성공적이었다. 완치는 아니었지만 고통도 훨씬 줄었고, 몸을 움직이는 것도 편해졌다. 마치 새로운 몸을 얻어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다.

수술은 그에게 큰 계기가 됐다. 다시 시작하는 삶이니만큼 남은 삶을 보다 더 의미있게 보내자는 결심이 선 것. 그 뒤 그는 마을의 안전전도사가 됐다. 동네 중·소 건설현장을 찾아다니며 안전작업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주민들에게도 안전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또 자신이 다니는 성당에서 실시하는 각종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제야 그는 ‘안전’이 무엇인지를 알았다고 말한다. ‘안전이 곧 생활’ 이것이 그가 말하는 안전이다. 그는 남은 삶을 안전의 중요성을 널리 전파하는데 쓰겠다고 다짐한다. 그의 이런 각오가 널리 퍼져 어서 빨리 ‘안전 선진국 대한민국’이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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