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모의 세상보기(28)
연말연시에 불청객처럼 안전사고가 많다 또 한해가 가고 온다. 매년 반복되는 세월의 흐름이고 피할 수 없는 연중행사다. 하지만 올 한해만큼 다사다난하고 시끌벅적했던 해도 드물었다고 보여진다. 돌이켜보면 대한민국 역사 이래 최초의 여성대통령 취임이 있었으며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건들이 한두 건이 아니었다.
결국은 별것 아닌 ‘경범죄’ 정도로 끝이 났지만 대통령을 수행한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미국에서 주책 부린 인턴여성 성추행 사건으로 세상이 온통 시끄러웠다. 이어서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미납으로 인한 압수수색(그림 및 숨겨둔 재산 찾기)이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어서 터진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 의혹사건은 전 국민들의 큰 관심과 관음증을 불러왔고 아직도 그 사건은 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그때 뉴스의 무대 뒤에서 조선일보사와 한겨레신문사에 이상한 편지를 보낸 아이 엄마 임 모 여인은 최근까지 검찰에 불려 다니며 조사를 받고 있지만 그녀의 간 큰 언행(言行)은 정말이지 사회안전과 가정안전 불감증 같았다.
거기다가 그녀가 과거 가정부로 일했던 이 모 여인에게 빌린 돈을 다 주지 않으려고 ‘어깨’들까지 동원하여 약자를 울렸다는 문제는 여전히 국민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그에 따른 수사실태를 검찰 쪽에 살펴보니 얼마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곽규택)는 채동욱(54)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을 낳은 여성으로 지목된 임 모(54)씨와 임 씨 집에서 일했던 가정부 이 모(61)씨를 지난 주 동시 소환해 대질 조사했다고 한다.
가정부 이 씨는 지난 5월 임 씨가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건장한 남성 4~5명을 동원해 “나에게 꿔준 6,500만 원 중 1,000만 원만 받고 더 이상 빚을 요구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해왔다. 이 씨는 또 함께 나온 ‘박 사장’이라는 인물이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채동욱 총장의 혼외 아들 관련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말해왔다. 이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임 씨는 채무 관계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공갈 혐의에 대해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질신문을 통해 어느 정도 사안의 실체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사장’으로 불렸던 박 모 씨를 최근 체포 조사하는 등 협박 혐의가 명확한 인물 2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안이 무겁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한 뒤 석방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협박에 동원된 것으로 의심받는 다른 남성들에 대한 조사와 혐의 특정을 마치는 대로 임 씨와 박 씨 등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어쨌거나 이런 게 사실이라면 사회안전의 불안은 여전히 활개를 친다고 보여진다. 돈 없고 배경 없는 서민들이 마음 좀 편하게 살 수 있는 사회는 언제쯤일까?
그뿐인가! 이른바 ‘이석기 파동’에 이어 ‘철도노조사태’ 등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그 와중에 있었던 어느 ‘촉새’ 같은 여성 아나운서의 상식선을 훨씬 뛰어넘은 개 같은 망발….
엄마 같은 대통령을 향해 “철도 팔고 싶으면 몸이나 팔지”라고 방송까지 한 그런 세상의 한복판에 우리는 살고 있다. 참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의 ‘막가파’ 인간들도 한해는 떠나가고 나이는 더 먹게 되어 있다.
제발이지 새해에는 모두가 조금씩 성숙한 모습으로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쓰자. 누가 뭐라고 해도 안전의식이 파멸되면 모든 것은 끝이 아닌가. 정치, 경제, 사회, 직장, 가정 어느 한 분야에도 안전정신은 살아 있어야 하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안전의식은 늘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가끔은 고장 난 자동차 브레이크처럼 엉뚱한 사고를 내고들 있으니, 참 안타깝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연말연시라는 계절이라 들뜬 사람들이 많고 방심하는 경우가 많아 예상 밖의 안전사고가 불청객처럼 찾아올 수 있다. 세계적 안전사고 통계를 봐도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대형사고가 많았음을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늘상 하는 말이지만 사고는 예고가 없다. 그러다가 사고를 당하고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뼈저린 후회를 하는 것이 준비 없는 사람들이 겪는 불행이 아니던가!
특히 안전(安全) 업무를 맡아보는 우리 KISA 전 임직원들은 새해 2014년도가 창립 50주년을 맞는 해임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우리나라 어느 직업전선보다 안전의식을 굳건히 다져 단 한 건의 산업안전사고라도 더 줄이고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다치거나 아프지 않게 신경을 쓰도록 했으면 한다.
<작가,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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