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와의 총성없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산업재해와의 총성없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 승인 2014.01.23
  • 호수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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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이가 40대 이상인 우리 국민이 이 땅에 태어났을 때 우리나라는 한창 전쟁 중이었다. 물론 6.25 전쟁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1964년부터 1975년까지 인도차이나 반도 동부에 위치한 베트남에서 계속된 ‘베트남전쟁’을 말하는 것이다.

지난 1964년 8월 ‘통킹 만 사건’으로 미국이 베트남전쟁에 본격 개입하면서 우리나라도 미국과의 관계와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참전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우리들의 아버지, 삼촌들은 1964년부터 평화협상이 시작된 1972년까지 9년 동안 멀고 먼 타국에서 전쟁을 치러야 했다.

이때의 공식기록에 따르면 한국군 참전인원은 총 325,517명에 달했고, 전사자도 5,099명이나 발생했다. 특이사항은 실종자는 단 4명에 불과했고, 포로는 한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 기간동안 남·북 베트남군과 미군, 한국군의 전체 사망자수가 130만명이 넘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사망자는 상당히 적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운 일지만 5000여명의 전사자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헌데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40여년이 지난 현재 대한민국에는 이보다 더 슬픈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2년까지 9년간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근로자들은 20,985명에 달한다. 동일한 9년간의 기록이지만 산업재해 사망자수가 베트남에서 숨진 전사자수의 무려 4배에 이르는 것이다.

즉 우리 산업현장이 전쟁터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 할 수 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민중들의 그 고통을 산업현장 근로자들이 겪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매년 산업재해와의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일까. 그 원인들 중에서는 오로지 생산만을 강조하는 경영자들을 가장 첫 손에 꼽을 수 있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점을 감안해도 우리나라 경영진들은 유독 생산과 성과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안전관리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물론 산재다발의 원인을 경영자만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근로자도 전쟁터에서의 총과 칼 같이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안전보호구를 잘 착용하지 않고 있고 정부와 소속 회사에서 정한 안전관련 법규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고 있는데에서도 산업재해와의 전쟁에서 연패하고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 발생한 대형 안전사고의 원인 역시 이와 맥을 같이한다. 경영자·근로자의 안전의식 부재, 정부의 부족한 관리와 대책, 안전관련 제도의 실질적인 이행부족 등이 복합되면서 사고가 난 것이다. 즉 노사민정 모두가 이 같은 원인들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산업재해예방이 가능한 것이다. 구체적인 실행방법으로는 최전방의 소대가 전투에서 승리할 있도록 포병과 항공기 지원이 절대적이듯이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기업에서는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 정부는 잘못된 제도는 관련 전문가와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즉시 개선하고, 기업은 안전관련 전문인력을 충분히 확충해 현장의 위험요소를 발굴·제거하는 등 안전을 경영목표의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소중한 국민의 희생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 기업, 근로자 모두는 하나가 되어 필승 전략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전쟁과 마찬가지로 산업재해는 반드시 우리사회에 엄청난 후유증을 남긴다. 이 후유증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가장 큰 장애임에 틀림없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이 총성없는 산업재해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이다. 행복의 필수조건은 안전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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