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설하중에 의해 지붕 무너진 것으로 추정

경주에 소재한 한 리조트의 체육관이 붕괴되면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9시 15분께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소재한 모 리조트에서 체육관 지붕이 갑자기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체육관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던 부산외대 학생 고모씨(19세), 강모씨(19세)와 이벤트회사 직원 최모씨(43세) 등 10명이 숨졌다. 또 10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인근 경주와 울산지역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이날 부산외대의 아시아학부, 유럽미주학부 학생 등 1012명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리조트를 찾았으며 이 가운데 560명이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 학생은 붕괴 징후가 나타나면서 곧바로 체육관을 빠져나와 화를 면했다. 하지만 나머지 학생들의 경우 대피 과정에서 다치거나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직후 당국은 소방, 경찰, 군부대 등 인력 1600여명을 긴급 투입해 구조 작업에 나섰지만 리조트가 해발 500m 지점에 위치해 있고 계속된 폭설로 도로가 완전히 치워지지 않아 구조대가 접근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안전불감증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
이날 사고는 샌드위치 판넬 구조로 된 체육관의 지붕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천장 가운데 부분부터 붕괴가 시작되면서 인명피해가 컸다.
사고 당시 체육관에 있었던 재학생 김모(20)군은 “지붕에서 ‘지지직’하는 소리가 나더니 무대 위 지붕이 내려앉기 시작했다”며 “이후 조명이 꺼지고 지붕이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붕에 많은 눈이 쌓이면서 하중을 이지기 못한 것을 꼽고 있다. 실제로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리조트 일대에 쌓인 눈은 60~70㎝에 달한다. 여기에다 이번 폭설 때 내린 눈은 물기를 머금은 습설로 일반적인 눈보다 2~3배가량 무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즉 체육관의 전체 면적이 1200㎡인 점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하중이 가해진 셈이다.
결국에는 당국의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인되겠지만 이번 사고도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붕에 쌓인 눈을 제거하는 등 시설물에 대한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학생들의 출입을 금지시켰다면 이 같은 대형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도 리조트 관계자 및 행사대행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관리 및 업무상 과실 여부 등에 대해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붕괴된 리조트 체육관 건물에 대해서도 건축주와 시공사, 감리사 등을 상대로 당초 설계대로 건축했는지, 허가 뒤 증·개축 관련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 철저한 수사 지시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라며 “부상자 치료, 장례 보상 등에 관련 부처는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사고원인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이번에 눈이 많이 온 동해안 지역의 다중 이용 시설물에 대해 위험 요인이 없는지 안전점검을 다시 한 번 실시하고 근원적인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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